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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은 1948년 완성된 작품이고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쓰였으며 작가의 삶을 반영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이 책은 짧은 편에 속하지만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밀도가 상당한 작품입니다.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에 대한 대한 소개와 작품의 등장인물을 알아보고 줄거리와 감상평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작가 소개와 등장인물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 일본 아오모리 현의 대지주의 10번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이고 다자이 오사무는 필명입니다. 대지주의 아들로서 어려서부터 여러 명의 유모의 손을 거치며 살아난 그는 정서불안이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고리대금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아버지에 대한 반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을 했다고 합니다. 한편,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이었던 그는 전교 1등을 밥 먹듯이 차지했었다고 합니다. 17살 때부터 작가의 꿈을 꾼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후 일본인들의 허망한 마음을 잘 반영한 작품들을 썼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에 빠져 술과 마약에 찌든 생활을 했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39살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맙니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면서 그의 삶을 철저하게 반영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1948년에 완성된 작품으로써 일본 전후시대를 대표하는 소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오바 요조의 삶은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이 닮아 있습니다. 작가의 염세주의와 허무주의가 너무나 잘 녹아 있습니다. 이 작품의 분위기 역시 시종일관 음침하고 답답합니다. 패전 이후 일본인들의 삶과 현실의 인식이 이토록 처절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오바요조라는 남자입니다. 오바요조는 평생에 두 명의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중학교 시절에 만난 다케이치라는 남자와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호리키라는 남자입니다. 호리키는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오바요조보다는 6살이 많습니다. 한편 미남이었던 오바요조는 여자 관계도 복잡했습니다. 그는 스네코, 시즈코, 요시코라는 이름의 여자들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6명이 이 작품의 주요 인물들입니다.
인간실격 줄거리
이 작품은 액자식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자인 나가 주인공인 오바요조의 세 편의 수기를 읽는 형식으로 주인공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자인 나는 어느 날 세 장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세 장의 사진 모두 한 남자를 찍은 사진입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사진 속 남자의 표정이나 자세가 너무나도 기괴하다고 느끼면서 사진 속 남자인 오바 요조의 수기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수기는 요조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요조는 지방의 한 시골에서 태어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행운아라고 부를 정도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납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요조는 어릴 때부터 사람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그 두려움이 그 스스로 광대 짓을 하게 만듭니다. 그는 이 광대짓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를 철저히 내면 속에 감추고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행동을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수기는 시간이 흘러 그가 중학생이 된 때에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요조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 광대 짓을 계속하는데 그로 인해 학교에서 장난꾸러기로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케이츠라는 아이가 요조에게 다가와 너 일부러 그랬지? 라며 요조의 광대 짓을 알아챈 듯한 뉘앙스의 말을 흘립니다. 놀란 요조는 자신의 광대짓이 들킨 것을 무마하기 위해서 다케이치와 친구가 됩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하숙집까지 초대하기도 합니다. 다케이츠는 요조와 친하게 되면서 그가 그린 그림도 보게 됩니다. 그는 요조에게 앞으로 여자들이 너에게 홀딱 반할 것이라는 것과 훌륭한 화가가 될 것 같다는 두 가지의 예언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 후, 요조는 도쿄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미술학도인 호리키라는 6살 연상의 남자를 만나 친구가 됩니다. 호리키는 퇴폐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요조는 호리키와 함께 술집도 드나들고 매춘부들과 관계를 갖는 등 그를 따라 퇴폐적인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술집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스네코라는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여자와 사귀는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가난한 생활을 하던 요조는 돈이 없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역시 자기 삶에 염증을 느끼던 스네코와 함께 동반 자살을 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듭니다. 결국 스네코는 죽고 요조만 살아 구출됩니다. 요조는 자살 방조죄 등으로 경찰과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풀려나게 됩니다. 세 번째 수기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요조는 동반 자살 미수 사건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무명의 만화가가 되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조는 호리키의 집을 방문한 어느 날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시즈코라는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3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딸 하나와 살고 있었습니다. 요조는 시즈코와 동거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호리키는 가끔씩 시즈코의 집에 요조를 찾아와 돈을 빌리면서 요조에게 여성 편력을 끊어내지 않으면 세상으로부터 매장될 거라며 충고를 합니다. 요조는 어느 날 시즈코와 딸이 하는 행복한 대화를 엿듣고 자신이 없으면 두 사람이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곳을 떠납니다. 요조가 다시 정착한 곳은 교바시의 한 스탠드바였습니다. 그는 근처 담뱃가게 아가씨인 요시코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동거하는 사이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요시코가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삶에 대한 요조의 괴로움은 결과적으로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는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요조는 그것을 인간 실격의 낙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수기를 읽은 화자는 교바시 스탠드바의 마담을 찾아 오바요조의 생존 여부를 묻는데 그녀는 그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감상평
먼저 오바 요조의 광대 짓의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광대짓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왜 요조가 광대 짓을 시작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요조는 자신이 세상 사람들과 다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자아를 내놓지 못하고 깊숙이 숨기게 됩니다. 자신의 자아 대신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준 또 다른 자신이 바로 광대 짓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 광대 짓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요조가 한 광대 짓은 자신의 자아를 세상으로부터 숨기는 방법인 동시에 자신이 세상 사람들에게 무리 없이 수용될 만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는 수단인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광대 짓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이 쓰인 시기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으로 요조가 인간 실격된 이유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조는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러 정신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인간 실격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조에게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요조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을 인간 실격이라고 규정한 그 순간이 어쩌면 그가 진짜로 인간 실격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자기 운명에 대한 주체적 태도가 인간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설령 자신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하더라도 다시 의지를 다지고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는 인간 실격 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요조가 인간으로서 최종 실격한 이유는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문란한 생활 때문이 아니라 자기를 스스로 최종적으로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서의 합격 실격 여부는 스스로의 운명에 대한 주체적 태도를 가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비난이라는 것의 정체를 생각해 볼까 합니다. 세상의 비난은 실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도 많이 듣는 표현이고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과연 세상의 비난이라는 것의 정체는 어떤 걸까요? 오바 요조가 그 정체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시즈코와 동거 중이던 요조에게 어느 날 호리키가 찾아와 계속 그렇게 살다가는 세상의 비난을 받을 거라며 충고를 합니다. 그때 요조는 마음속으로 강하게 반발합니다. 나를 비난하는 건 세상이 아니야 너잖아 호리키라고 생각합니다. 요조의 이 생각은 상당히 의미 있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세상의 비난을 언급하는 존재는 세상이 아닙니다. 바로 한 사람의 개인입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세상의 비난에 세상이란 결국 그 자신이 인식하는 세상일 뿐입니다. 자기가 비난하고 싶을 때 세상을 언급하여 그 뒤에 숨어 비난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을 때 그 비난의 잣대는 결국 개인적인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