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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의숲

    노르웨이의 숲은 1987년에 발표된 하루키의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은 하루키 신드롬이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작품입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는 기즈키의 죽음으로 한 가지 자각을 하게 됩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와타나베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와타나베에게는 거듭 된 슬픔이 있었습니다. 슬픔이 거듭될수록 와타나베는 더 망가졌습니다. 이 점을 보면서 슬픔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노르웨이의 숲 줄거리

    주인공은 와타나베라는 이름의 남자입니다. 그에게는 고등학교 때 친했던 기즈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당시 기즈키의 여자친구인 나오코도 등장합니다. 기즈키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와타나베의 선배로서 그에게 큰 영향을 주는 나가사와도 등장합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 와타나베는 미도리와 연인 비슷한 사이가 됩니다. 나오코의 병원 친구인 레이코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이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주인공인 와타나베는 37살이 된 남자인데, 그의 과거 회상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입니다. 와타나베는 고등학교 때 매우 친했던 친구인 기즈키,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인 나오코와 자주 시간을 보냈습니다. 와타나베에게는 기즈키가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사실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다소 어색한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분위기를 잘 주도하는 기즈키 덕에 친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즈키는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와타나베와 나오코는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가까웠던 동일 인물의 죽음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사람은 얼마 후 도쿄의 전철에서 우연히 재회합니다. 대학 생활을 막 시작한 두 사람은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 친분을 이어갑니다. 와타나베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고, 문학을 좋아하는 그는 똑같이 문학을 좋아하는 수제 나가사와와 친해집니다. 나가사와는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화술로 여자들을 홀려 방탕한 삶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와타나베도 그를 따라 비슷한 생활을 합니다. 한편 나오코의 생일에 와타나베는 그녀를 축하해 줍니다. 마음속의 슬픔으로 울음을 터뜨린 그녀를 위로해 주다가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내게 됩니다. 나오코는 그 일을 계기로 도쿄를 떠나 한적한 시골의 한 요양원으로 떠나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와타나베는 혼자 도쿄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도쿄에서 대학 생활을 계속하던 그는 마음속으로 나오코를 그리워하며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같은 수업을 듣는 미도리라는 여자가 다가와 친해지게 됩니다. 남자친구가 따로 있으면서도 와타나베에게 끌린 미도리는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하고 그를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미도리의 어머니는 뇌종양으로 사망했고 아버지는 서점을 경영하다 우루과이로 갔으며 지금은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와타나베와 미도리의 교제가 이어지던 어느 날 나오코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그는 나오코가 있는 요양소로 초대받습니다. 와타나베는 나오코의 요양소에 도착해 그녀의 룸메이트인 레이코를 만났습니다. 30대 후반인 그녀는 이 요양소에 오래 있는 환자였습니다. 와타나베는 레이코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녀는 13살 여자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다가 동성애자인 그 여자아이의 접근으로 원치 않은 성적 접촉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레이코는 그 아이를 거부했는데 그 아이는 어른들에게 레이코에 대한 안 좋은 거짓 소문을 냈습니다. 그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레이코는 자살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이혼 후 이 요양소로 온 것이었습니다. 와타나베는 나오코 레이코와 한 방에서 지내며 그녀들의 삶을 관찰하고 나오코와의 관계를 이어나갑니다. 2박 3일의 일정이 끝난 후 와타나베는 도쿄로 돌아오고 미도리를 다시 만납니다. 그녀는 더욱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했습니다. 와타나베는 미도리와 함께 그녀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간병을 하러 갔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처럼 뇌종양에 걸려 있었습니다. 우루과이에 갔다는 말은 거짓말을 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미도리의 아버지는 사망하게 됩니다. 미도리는 와타나베에게 장례식에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와타나베는 나오코에게 계속 편지를 쓰면서도 미도리와의 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이듬해 와타나베는 다시 한번 나오코가 있는 요양소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흘러 또 한 해가 지나갑니다. 와타나베는 기숙사를 나와 하숙집에서 하숙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나오코의 증세가 악화되어 전문 병원에 가게 되었다는 레이코의 편지를 받습니다. 와타나베는 나오코를 잊지 못하면서도 미도리가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음을 깨닫게 되고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자신 때문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미도리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얼마 후 나오코가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레이코가 와타나베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나오코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습니다. 나오코는 요양원으로 갑자기 돌아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밝게 행동했는데 그날 밤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고 했습니다. 와타나베와 레이코는 같이 밤을 보내고 레이코는 아사이카로 떠난 한편, 와타나베는 미도리에게 전화를 걸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와타나베에 대한 아쉬움

    이 소설은 단순히 연애 소설이 아니라 와타나베라는 한 인간의 성장을 다루고 있는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와타나베의 불행한 과거와 그로 인한 방황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등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초반에 와타나베는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기즈키의 자살로 인해 과거에 메어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친한 친구의 자살이라는 불행한 과거사 때문인지 와타나베는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오코와 미도리 사이에서 방황하며 이 여자 저 여자와 무분별하게 잠자리를 했습니다. 이렇게 방황하는 삶을 살던 와타나베는 어느 순간 각성하게 되는데 기즈키를 떠올리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나는 가능하다면 열일곱, 열여덟에 머물고 싶었어.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난 이제 10대 소년이 아니야. 난 책임이라는 것을 느껴." 그는 기즈키의 죽음으로 인해 갇혀 있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와타나베의 자각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만약 그가 자신이 사랑하는 나오코를 과거 기즈키의 망령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애썼다면 나오코까지 잃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는 나오코와 성적인 접촉을 하면서 그것으로 만족할 뿐 그녀를 위한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나오코마저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그는 또다시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힐 위기에 처하고 만 것입니다.

    슬픔으로 배울 수 있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을 통해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슬픔을 통한 배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와타나베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슬픔을 다 슬퍼한 다음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뿐이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또다시 다가올 예기치 못할 슬픔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소설에서 와타나베는 두 번의 슬픔을 겪는데 처음에는 유일한 친구 기즈키의 자살, 그다음은 사랑하던 여자 나오코의 자살입니다. 그는 이 두 번의 슬픔을 겪을 때마다 큰 충격과 혼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소설의 말미 나오코의 죽음 이후에 와타나베의 상태는 심각해 보입니다. 와타나베는 미도리에게 전화를 하지만 지금 어디냐는 그녀의 물음에 그는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의 이러한 혼란은 단순히 물리적 위치의 혼란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본질적으로 자기 자아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기즈키의 죽음을 겪고 난 후였지만 나오코의 죽음은 또 다른 충격으로 그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쉽사리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사람은 슬픔을 겪으면서 무언가를 배우고 때로는 어떤 것을 얻으며 성숙해 나갑니다. 그러나 슬픔을 거듭해서 겪는다고 해서 절대로 새로운 슬픔을 담담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반복되고 거듭되는 파도를 맞이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아파합니다. 매 순간은 독립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위로와 격려와 이겨낼 힘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