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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

    유발하라리 작가의 사피엔스는 정말 유명하고도 유명한 책입니다. 65개 국어로 출간되어 2300만 부 이상이 팔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입니다. 방대한 내용의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은 어떻게 힘을 갖게 되었는지 인류발전의 핵심 요소인 불과 언어에 대해 알려줍니다. 또한 인간이 힘을 갖게 된 두 단계의 레벨업인 농업혁명과 과학혁명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인류는 발전된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그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는 핵심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떻게 힘을 갖게 되었나, 인류발전의 핵심 요소 불과 언어

    인간은 어떻게 최고의 힘을 갖게 되었을까요. 수천만 년 넘게 잘 살던 대형동물들 큰 쥐, 코끼리, 고양이는 인간을 만나 사라졌습니다. 매우 큰 원숭이도 인간을 만나자마자 이천 년도 안 되는 세월에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방대한 역사 속에서 정말로 스치면 멸종이었던 것입니다. 동물에게 인간은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대재앙이었습니다. 인간이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대형동물 24종 중 23종이 멸종했고 피지, 뉴칼레도니아, 사모아톤과 마르키스, 하와이, 뉴질랜드, 아메리카 어떤 지역이든 인간이 발을 디디면 생태계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바뀌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잔인함은 우리와 똑같이 생겼지만 힘도 두 배 세고 크기도 훨씬 큰 네안데르탈인에게도 행해졌습니다. 최근까지도 먹이 사슬에서 인간이 속하는 위치는 지극히 중간이었습니다. 먹이사슬의 중간에 위치해 있던 인간이 어떻게 지구의 최고가 돼서 다른 동물들을 괴롭힐 수 있었던 걸까요. 도구를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라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닙니다. 오랑우탄은 나뭇가지로 흰개미를 낚고 물에 빠진 물건도 건져냅니다. 대머리 독수리는 돌로 타조의 알을 깨 먹고 갈매기는 바위에 조개를 깨 먹습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 이란 말은 반례가 너무 많은 답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대답이 뭐냐 하면 첫 번째는 불입니다. 인간이 불을 발견하면서부터 생으로는 먹기 힘든 쌀이나 감자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균과 기생충 감염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핵심은 불이 매우 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횃불을 든 사람은 단 몇 시간 만에 숲을 태우고 수백 명을 몰살시킬 수 있습니다. 불의 힘은 그야말로 파괴적입니다. 또 다른 인간을 강하게 만든 요인은 언어입니다. 다른 영장류나 코끼리, 고래 같은 동물들도 자기네 언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조금 다릅니다. 제한된 소리와 기호를 연결해 무한대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언어는 인간들끼리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고 협력 관계를 강화시켜 줬습니다. 이처럼 불과 언어는 인류 발전의 핵심 요소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떻게 인간이 어떻게 최고가 되었느냐의 답변으로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불을 다룰 때라고는 밥을 익혀서 먹을 때나 담배 피울 때뿐이고 언어로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규모가 150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밝혀졌습니다. 인간이 어떻게 최고가 되었냐는 질문의 본질은 이런 게 아닙니다. 우리가 정말 궁금한 건 인간이 어떻게 스마트폰을 쓰고 자동차를 타고 백신을 개발하고 로켓을 쏘게 됐냐 책 사피엔스는 그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지는 책입니다.

    인간이 힘을 갖게 된 두 단계의 레벨업, 농업혁명과 과학혁명

    사피엔스가 설명하는 인간이 최고가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두 단계의 레벨업입니다. 1단계는 농업 혁명 2단계는 과학 혁명입니다. 인간은 이 두 단계의 각성을 거치며 비로소 최고가 될 수 있었습니다.

    1단계(농업혁명)- 인간이 농사를 짓기 전까지는 식량이 남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웬만하면 하루치 먹을 것만 구해놓고 그 마저도 음식이 상하기 전에 먹어치웠습니다. 그러나 농사는 그 특성상 수개월에서 연 단위의 식량을 넉넉하게 남겨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긴 이 남는 식량이 문명 발전의 핵심 요인이 되어 줬습니다. 식량이 많이 남는 만큼 인구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인구가 많아지니 기술은 더 발전했고 기술이 발전하니 식량은 더 많이 남게 됐습니다. 이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도 밥을 먹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광석을 키우는 광부, 말을 지키는 군인 같은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전문직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공무원이나 왕 같은 정치인도 포함되었습니다. 바야흐로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집에 남는 식량을 국가에 바치면 국가는 법과 군대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줬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국가는 남는 식량을 얼마나 바쳤는지 기록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고 문자는 인류 지식의 세이브 로드 장치가 되어줬습니다. 남는 식량의 나비 효과였습니다.

    2단계(과학혁명)-인간이 최고가 된 데에 농업 혁명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인간이 최고가 된 결정적 원인은 바로 2차 각성, 즉 과학 혁명에 있었습니다. 과학 혁명이 일어나기 전 인간은 자신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모르는 게 생겼다면 예수나 부처, 공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예수나 공자가 모르는 건 그냥 알 필요가 없는 쓸모없는 지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리학자들이 한평생을 끊임없이 공부해 왔으면서도 뭐가 빅뱅을 일으켰는지, 어떻게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을 혼합시킬지 모르겠다고 순순히 인정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고 싶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부터 세상은 크게 변했습니다. 빈틈없이 꽉 차 있던 세계 지도는 절반이 넘게 공백으로 그려졌고 텅텅 빈 지도를 본 사람들은 피가 끓는 모험심과 정복욕을 느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 맞다고 고집을 부리다가도 증거가 나오면 깔끔하게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게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지의 혁명이라 불리는 과학 혁명입니다. 인간이 갖게 된 아직 모른다는 생각은 세상 모든 미지를 탐험하고 정복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켰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미지의 땅이 과학자들에 의해 정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의학입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생활 중에 사소한 부상이라도 생기면 의사들은 손과 다리를 톱으로 잘랐습니다. 군 병원에는 의사 자격증을 갖춘 사람보다 목수집 아들이 더 많았습니다. 톱 다루는 기술 외엔 수술에 필요한 것이 딱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세 명 중에 한 명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죽었고, 인류의 기대 수명은 40세를 채 넘기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인류는 수많은 질병과 상처를 극복해 냈고 기대 수명은 무려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과학자들은 훨씬 더 놀라운 일을 해내려 합니다. 몇몇 학자들은 정말로 진지하게 2050년만 되어도 일부 인류는 죽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물론 모든 학자가 이런 미래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지나온 수십 년을 돌이켜 보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을 것입니다. 매년 수십, 수백, 수천조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고 있고 그 가능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발전된 세상이 더 행복하다는 근거는 없다

    우리는 농사를 인류의 레벨업이라 받아들이고는 합니다. 농업 혁명이 인간에게 안전을 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조건 더 좋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수만 년 전 한반도의 수렵 채집인들의 삶을 예컨대 이랬을 것입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나 동료들과 캠프를 나섭니다. 주변 숲에서 버섯을 따고 나무를 개고 개구리를 잡 그러고 오후 1시에 캠프로 돌아와 점심 준비를 합니다. 남은 시간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굴멍을 갈기며 한가롭게 보내다 춤을 추고 잠을 잤습니다. 그러나 농업 혁명 이후의 농부는 타는 듯한 태양 아래와 질병이 들끓는 땅 위에서 하루 종일 잡초를 벗고 밭을 고르고 벌레를 잡고 똥을 모으고 물을 길렀습니다. 기르기 시작한 가축은 무수히 많은 전염병을 퍼뜨렸고 남는 식량은 끝없는 욕심과 차별을 불러왔습니다. 농경사회의 사람들은 극히 최근까지도 매우 제한된 식품만 먹으며 영양 불균형적 식사를 했습니다. 매일매일 과일도 먹고, 생선도 먹고, 고기도 먹으며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던 인간이 농사를 시작하면서부터 비타민 부족에 시달리며 영양실조에 걸리고, 키도 작아지고 몸도 허약해졌습니다. 굶어 죽는 일도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농업 혁명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입니다. 단일 식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먹던 풀이 없어지면 다른 걸 먹거나 이사를 가면 됐지만, 농사를 짓고부터는 가뭄, 화재, 지진 뭐 하나라도 일어나면 기근에 휩싸이고 굶어 죽어야 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농업 혁명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삶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천 년 전 가뭄으로 굶어 죽은 아이가 " 나는 영양실조로 죽지만, 2천 년 뒤 사람들이 맛있는 밥을 먹고 안전한 집에서 살게 될 테니 나는 괴롭지 않다"라고 말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는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한 것도 과학이지만, 나가사키에 원폭을 날린 것도 과학입니다. 과학 특유의 호기심과 정복욕은 미지의 바다를 넘어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했지만, 그 이후에 일어난 일도 모두 과학의 호기심과 정복욕이 한 일이었습니다. 수많은 현대인이 과학이라는 발판 위에서 떵떵거리며 살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더 많은 수의 사체가 괴로운 표정으로 썩어가고 있습니다. 한 작은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사회 전체가 바뀌었을 때쯤이면 우린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까먹어 버리고 합니다. 우리는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폰 없는 삶을 상상조차 못 합니다. 종종 배터리 없이 버스를 타야 할 때면 지옥 같은 공포를 느낍니다. 우리는 분명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좋고 발전된 세상을 살고 있다고 굳게 믿지만, 역사가 펼쳐짐에 따라 인류 복지가 무조건 좋아진다는 증거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게 다 좋아지고 세상은 발전해 간다고 생각하지만, 역사는 놀랍게도 당신의 행복에는 일절 관심이 없습니다. 인간은 너무나 무지하고 약해서 역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유발하라리는 강조합니다. 우리에겐 뭐가 더 옳은지를 판단할 객관적인 척도가 없습니다. 현재 인류가 전례 없는 평화를 누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공동체가 해체되며 전례 없는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앞서 설명한 역사의 시간 단위는 최소 수천 년인데 반해 어린이 사망률이 떨어지고 기대 수명이 늘어난 건 백 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죠. 우리가 과학 혁명을 판단하기에는 다른 역사에 비해 기간이 너무나 짧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유발 하라리가 농업 혁명을 비난하는 평가를 했듯이, 먼 훗날의 학자도 이 모든 혁명을 비난하는 평가를 할지 모릅니다. 어쩌면 과학 혁명이 인류 행복의 실마리를 찾아 영원한 황금기를 맞을지도 모르고 머지않을 미래의 파국을 일으킬 재앙의 씨앗이 될지도 모릅니다. 결국 사피엔스가 강조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역사가 증명하고 과학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간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 뭘 원하는지 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